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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갑진년, 올해야말로 새로운 출발과 전환을 이룰 때

서울대 남기정 교수가 다산연구소의 ‘다산포럼’ 난에 기고한 “갑진왜란 120년의 새해 단상”을 소개합니다. 그가 말하는–황태연 교수의 저서에서 따왔다고 하는–갑진년은 러일전쟁이 일어난 1904년인데 전쟁 발발 3개월 전에 일본이 한반도에 출병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오늘의 현실에 대한 성찰을 담은 글이지요.
흔히 갑진년 다음해인 1905년의 을사늑약이나 경술년(1910년)의 일제식민지화가 무력충돌 없이 조약체결을 통해 이루어졌으므로 ‘일제강점’이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고, 심지어 나라를 맥없이 빼앗긴 우리 책임이 더 크다는 논리마저 나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러일전쟁 개전 이전에 이미 일본의 ‘강점’이 시작되었을 뿐 아니라, 실은 청일전쟁을 빌미로 조선땅에 들어온 일본군이 동학농민군을 대량 살육함으로써 조선인의 ‘척왜(斥倭)’ 실력을 대대적으로 제거한 무력행사가 1894년에 이미 일어났었지요. 갑진년 훨씬 전 갑오년에 일본의 무력침탈이 이미 시작되었던 겁니다.
남기정 교수는 시선을 오늘로 돌려, “‘대한 국민’이 일본의 침략과 불법 강점에 맞서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의 건립과 재건에 이르기까지 부단한 국민전쟁을 치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정하는 역사인식에 서면, ‘국제법’을 거론하며 으르렁대는 일본의 논리는 지리멸렬하기 그지없다”고 꼬집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의 논리를 따라 도리어 우리의 원칙을 폄훼하고 있는 한국 외교안보 책임자들의 언동을 보면 “갑진왜란 때, 일본의 승전에 환호하는 개화지식인들을 다시 보는 듯하여 암울하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에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정부 당국자나 상당수 학자를 포함한 기득권세력이 아니라 일반국민과 시민들에게 눈을 돌리면, 올해 갑진년의 전망이 ‘암울’하고 ‘체증’ 나는 것만은 아님을 상기하고 싶거든요. 그동안 어이없는 일격을 당하고 신음해왔지만 올해야말로 새로운 출발과 전환을 이룰 가능성이 결코 작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산포럼] 갑진왜란 120년의 새해 단상 / 남기정 

 

202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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