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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도시개발 방식, 너른 시야로 냉정히 살펴봐야

언론과 정치권이 ‘대장동사태’에 쏟고 있는 뜨거운 관심을 계기로 한국의 도시개발 방식 전반의 본질적 문제점을 파헤친 이승원 서울대 아시아도시센터 부센터장의 글을 공유합니다.

“대장동, 아니 대한민국 도시개발사업을 둘러싼 우울함은 여기에 있다. 뭔가 발전한 것 같고 사회적 부가 엄청나게 늘어난 것 같지만, 오히려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심해지고 개인의 부채는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다.”

사실 대장동의 경우는 이런 큰 그림 속에서 예외에 속할지 모릅니다. ‘민관공동개발’이라는 게 보통 알짜 땅을 수용하고 원주민과 세입자를 쫓아내는 것이 관의 몫이고 그 땅을 건설업자들이 인수해서 천문학적 이익을 챙기는 것이 민의 몫인데, 성남시는 5천5백원가량의 거액을 챙겼으니 그 점에서 단연 예외적이지요.

그래도 화천대유가 엄청난 수익을 챙기는 구조를 만든 ‘설계자’가 지금 대선후보가 된 당시의 성남시장이었다는 주장 때문에 더욱 관심이 뜨겁습니다. 그런데 애초 그의 ‘설계’는 시가 공채를 발행해서라도 공공개발을 하는 것이다가 반대당이 장악한 시의회가 거부하는 바람에 ‘민관공동’ 개발을 택했다고 합니다. 단체장이 그런 시도를 했다는 점 자체가 예외적이었다면 예외적이지요.

반면에 그런 시도를 해봤자 더 큰 힘이 어떤 식으로든 공공개발을 막아버리는 현실이 예외적인지 아닌지는 전문가들이 실증적 자료를 갖고 따져볼 사안입니다. (대장동의 경우 일개 기초단체장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와 전혀 다른 차원의 힘들이 작용했다는 정봉주 전 의원의 탐사 결과를 ‘최경영의 이슈오도독 94회‘ 에서 만나 볼 수 있지요.)

이런저런 사정을 고려할 때 역대 정부를 통해 크게 변하지 않은 도시개발 방식에 대한 논의는 ‘대장동사태’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냉정하게 탐구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이승원 박사도 요즘 화제가 된 사태로 말머리를 열었을 뿐 전체 그림을 볼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결론으로 “도시개발이 무조건 이익을 키우는 것이 아닌 거주민의 안전과 돌봄을 포함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언론과 정치인들이 대장동 개발이익에 들썩이는 동안, 아파트단지를 주민들의 진짜 집, 진짜 마을로 함께 만들어낸 경기도 남양주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한층 건강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공공성을 앞세운 도시개발과 대안적 삶의 가능성 추구를 양자택일의 문제로 볼 필요는 없겠지요. 두가지 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촛불시민의 기운을 살리면 능히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2021.11.11
https://www.facebook.com/paiknc/posts/4570572939645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