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안전한 비판행위와 자기합리화
윤구병 학형을 오랜만에 신문지면에서 만나 반갑습니다. 공감되는 말씀이 가득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탄했던 것처럼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간 지는 오래되었다. 여전히 기득권의 힘은 막강하고, 그 힘은 도처에서 느껴진다. 게다가 현 정부 들어 보수 진보를 가릴 것 없이 언론의 비판 의식은 과거 어느 때보다 고조되어 있다. 다만 걱정스러운 점은 비판 의식은 날 서 있되 비판 정신은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언론인과 지식인들이 여전히 정부비판으로 용맹을 과시하고 있지요. 요즘은 그러다가 잡혀가서 얻어맞거나 신문사나 회사에서 짤리는 세상도 아닌데 말이지요. 오히려 금권세력과 금권이 장악한 기관을 건드릴 때 직간접의 불이익을 겪을 공산이 훨씬 큽니다.
이어지는, “나는 보수언론이나 과거 진보 인사가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것에 큰 불만이 없다. 현 정권이 과거 정권의 잘못을 답습하지 않도록 더 가혹한 비판이 있어도 된다고 본다. 그러나 균형이 문제다. 새의 몸에 왼 날개와 오른 날개가 나란히 반대쪽을 향해 달린 까닭은 다른 데 있지 않다. 균형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균형이 잡혀야 할 몸통은 누구인가? 국민이다”라는 말씀도 옳습니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저는 지식인이 좌우 날개 사이의 균형을 자기 식으로 계산해서 ‘균형잡기’를 시도하는 것도 오만이라 봐요. 그냥 몸통인 국민(국적이 없는 동시대 시민들 포함)을 바라보며 발언하면 되지요.
“이제까지는 많이 잡아야 20% 미만의 특권층만 잘살고 나머지 80%의 국민은 희생만 강요받아왔다.” 이 말씀도 동감입니다. 그렇게 된 역사와 그 역사에 그나마 숨통이 좀 틔어놓은 민주화의 피어린 과정을 망각한 비판의식이야말로 변질된 비판정신이고, 안전한 비판행위로 용맹(?)을 과시하는 인사들의 자기합리화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2021.4.6.
https://www.facebook.com/paiknc/posts/3903412493027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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