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고품격 서평방송으로 정평이 있는 보현TV에서, 출간된 열 권을 한꺼번에 다뤘기에 여기 링크합니다. 30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열 권을 일시에 다룬다는 게 무슨 장끼자랑 같기도 한데, 이보현님이 열권을 거의 다 언급하며 종횡무진 소개해간 솜씨는 과연 일품입니다.

조선왕조가 망한 원인으로 중국과도 또 다른 세습적 양반제도와 노비세습에 따른 노비 인구의 비정상적 확대를 지적한 것도 성찰을 요하는 대목입니다. 물론 이보현님은 이런 유교사회를 근본적으로 혁신할 동학 등 자생적인 사상적-실천적 운동이 나온 것도 조선조 특유의 유교국가를 건설해온 한반도의 역사에 힘입었음을 상기하는 일도 빼놓지 않습니다.

이 점이 특히 중요한데, 조선이 이런저런 내부모순으로 일본의 식민통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친일 논리가 요즘 특히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심각한 내부모순만큼이나 이를 자력으로 극복하려는 민중과 선각적 사상가들의 움직임이 강력했던 게 19세기 중반 이래의 조선이었지만 그런 움직임을 억압하면서 이땅을 피바다로 만든 것이 양반계급뿐만 아니라 제멋대로 밀고 들어와 대대적인 살육을 벌인 일본군이었거든요.

공들여 만든 선집을 소개하면서 많은 생각거리를 주신 보현TV에 감사드립니다.